옛 정기를 이어온 두 물줄기가 만나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어우러지는 이 곳
400년의 고풍이 어린 느티나무 아래
황포돛대 휘감은 물안개 자욱한 이 곳
금강산에서 흘러 흘러내린 북한강과
금대봉 기슭 검룡소(儉龍沼)에서 발원한
남한강이 하나로 합쳐져 만나는
이름하여 두물머리 양수리(兩水里)로다

말 투도 차림새도 서로 다른 선달들
물길따라 흘러흘러 이곳에 마주하였나니
쌀과 누룩과 엿기름으로 세월을 빚어낸
막걸리 한 사발, 또 한 사발 주고 받으며
지나 온 옛이야기에 밤이슬이 젖는구나

자동차의 불줄기로 궤적을 그리듯
흘러가는 물줄기로 궤적을 그려보노라
두 물줄기 한 가운데 삼각주를 이루고
잘게 부서져 섞이는 모습이 아련하도다
세월 속에 물 흐르듯 오고가는 인생사
살을 섞는 두물머리 궤적을 보노라니
물줄기 오가듯 닫혀진 가슴 활짝 열면
불현듯 통일의 그 날이 올거라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