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겨워 쓴 탈을 모질게 구멍을 파다
돌출하는 칼날 뿔만 등에 업어
스스럼 없이 말라붙어 응집한 따가움
질게 총을 쏘다

분사하는 껍질 한올한올 벗겨
알맺은 상처 뒹굴러 다니며 요염하게
좌우로 닿은 허물만 메말라
망막를 데피며 응어리 진채로 꽃을 피우다
죽기싫어 들어누운 콧날을 세운 채
대자로 비수를 꽂아 일자로 허물을 감싸 안으며

데롱데롱 얇은 막을 치유하다
점과점 끼리 외줄을 타고
불이 난 자국들이 헛기침을 하다
흔적이 남긴 세월 가늘게 똑딱똑딱 꼬리치며
새는 틈 꾸역꾸역 물이 차
엉킨 딸굴질 세차게 거슬러 오르는 눈물을 만들다
거꾸로 닿은 슬픔 목젖을 쥐흔들며

벽과 벽 사이에 낀 찌꺼기 응고데다
입질하는 펌프질 궤도를 벗어나
유유히 흘러 가는데로 점을 찍다
망각으로 휘덮힌 가느다란 심줄  하나 끊어져
그침을 모르는 갈쿠짓 미칠듯 물올라
나안에서 나를 지배하는 많는것을 버리며

그냥 그리고 그렇게 껍질을 벗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