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량의 가늠자 정지된 궤도 위에서
척추의 양끝을 기다랗게 널피다
바다의 세포입자들 둥둥 떠다니다
축대의 골 돛을 올려 집을 짓다
수천개의 심줄 자지러지듯 움직여
우주가 태양을 수만번 회전하는 동안
백사장항과 드르니항을 잇는 다리가 노여
밤의 황태자 네온의 불빛을 내품다
반사하는  입자 덩실덩실 어깨동무를 하다
뼈대의 뽀드랑지 서로 엉켜 마주보고 인사를 한다
가늘수 없는 파도소리 점점
창공의 턱밑까지 부풀어 올라
이쪽에서 저쪽을 바라보고
저쪽에서 이쪽을 껴안다
항구의 눈동자 시뻘겋게 달아올라
회포를 푸는 불빛 뜨겁게 물익다
점과 점사이에 희미한 추억들을 뿌리다
타원형으로 층층히 부딪치며 각을 만들다
다리는 누군가를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다
사는게 다 마찬가지 인듯
다리는 오고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숨을 쉰다
바다의 슬픔과 기쁨을 지켜보며
한 이불을 덮은 동반자로
바다위에 다리가 희미한 감정들을 주워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