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 POET. J




안녕하십니까
어젯밤 당신의 어금니로부터
검은 혀는 거룩한 경배를 받았습니까
문둥이 손처럼 오므리고 손톱을 감춘
당신의 손가락은 티눈으로부터 건강하십니까
요즘 삽작 밖에는
취객이 오줌을 갈기고 간 내음이 풍성합니다
가끔 우리 동네에서 일어나는 흔한 풍경이지요
오줌냄새가 독하긴 하지만 견딜만은 합니다
오줌을 싸고 싶은 본능은 오죽했겠어요
급하다보면 눈에 뵈는 게 없는 것은
누구나 다 흔한 일이죠
무단방뇨하면 자른다고 커다란 가위를 그려놓아도
그것은 그 다음의 일이니까요
터질 것 같은 배설구를 일단 싸고 봐야 되지 않겠어요
아니면 증세가 더 깊어질 테니까요
딱히 적당한 처방전은 없어요
짐승이 의지보다 본능에 충실한 것이
욕 먹을 일은 아니잖아요
어쩌면 너무 짐승다운 짓이 아닐까요
근데요 울 밑에 핀 봉선화가 불쌍해요
맨날 취객의 지린 오줌을 자양분처럼
삼켜야 하니까요 얼마나 고역이겠어요
아무리 시밭이 가뭄이라지만 빗물처럼
받아 먹는 다는 것이 예사일은 아니죠
그런데요 이마을 사람들은 고요와 근친을 하나봐요
오줌 똥이 지천에 늘려도 돌아가는 보폭이 일품이에요
면역력이 높아진 탓일까요
옆에서 벼락이 떨어져도 못본 척 딴지를 부려요
이크, 좀 있으면 어슬렁어슬렁 몰려나올 시간이군요
나도 본능에는 민감한 편이죠
아~ 깜빡했어요 작별인사를 못했군요
당신의 본능에 자물쇠를 달아 주고 싶어요
시술 시간은 아주 잠깐입니다 본능의 배설구에
빨래집게를 이식하는 거죠 간단하죠?
거짓말이 사소한 일은 아니니까요
빯래집게를 문 당신의 모습이 상당히
해부학적이겠죠
짐승의 성대도 바짝 말려두면 유적이 될까요?
당신의 상상의 눅골에 걸어 둘께요